특수절도, 사람 수가 법정형을 바꿉니다
COLUMN · 형사 / 재산범죄
작성 2026. 8. 7. | 로엘법무법인 서현주 변호사
절도 사건 상담에서 의뢰인이 가장 놀라는 대목은 형량이 아니라 죄명입니다. 물건을 훔친 사실은 인정하는데, 왜 단순 절도가 아니라 특수절도로 기소되었느냐는 것입니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옆에 서 있었을 뿐인데 같은 죄명이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6년 7월 제주지방법원에서 선고된 소매치기 사건이 그 구조를 설명하기에 좋은 사례입니다. 이 글은 그 판결을 재료로 삼아 혼자 훔쳤을 때와 둘이 함께 훔쳤을 때 적용되는 조문이 어떻게 갈리는지, 그리고 법원이 '합동'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Q. 둘이 함께 훔치면 형이 얼마나 달라지나요?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를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제331조 제2항은 흉기를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절취한 경우 같은 조 제1항의 형, 즉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2명 이상이 함께 훔친 순간 벌금형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지고 징역형의 하한 1년이 새로 생깁니다. |
제주지방법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보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형사4단독은 2026년 7월 특수절도 및 특수절도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8개월,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두 사람은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2026년 4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에 제주시의 전통시장과 길거리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의 지갑과 현금, 휴대전화 등을 훔친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한 건은 미수에 그쳤습니다.
보도에 나타난 범행 방식이 이 사건의 죄명을 결정했습니다. 한 사람이 피해자와 주변 행인의 시선을 가리는 사이 다른 한 사람이 금품을 꺼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입국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여러 차례 절도를 반복했고 피해 회복이 전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도,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과 A씨가 한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7월 31일자 복수 언론 보도를 근거로 하며,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훔쳤을 때와 둘이 훔쳤을 때, 조문이 갈립니다
절도죄의 기본 조문은 「형법」 제329조입니다.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형의 하한이 없고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피해가 작고 합의가 이루어진 사건에서는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형법」 제331조 제2항은 흉기를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를 같은 조 제1항의 형으로 처벌합니다. 제1항이 정한 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여기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훔친 물건의 값이 얼마인지와 무관하게, 두 사람이 함께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 법정형의 구조 자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 구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혼자 절취 | 형법 제329조 |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 2명 이상 합동 | 형법 제331조 제2항 |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벌금형 없음) |
| 미수 | 형법 제342조 | 절도·특수절도 모두 미수범 처벌 대상 |
'합동'은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합동일까요. 대법원 1996. 3. 22. 선고 96도313 판결은 「형법」 제331조 제2항 후단의 특수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 공모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 요건으로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어야 하며, 그 실행행위에 있어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음을 요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다툼이 생기는 지점은 두 번째와 세 번째입니다. 직접 손을 넣어 지갑을 꺼낸 사람만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이 아니라, 시선을 가리거나 망을 보거나 현장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함께 이동한 사람도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가 인정되면 같은 죄책을 지게 됩니다. 필자가 형사 사건을 다루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이 부분을 "나는 훔치지 않았다"는 진술로만 다투다가 오히려 공모 사실이 정리되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투어야 할 대상은 절취 행위의 유무가 아니라 공모와 협동관계의 존부입니다.
미수에 그친 부분도 별개로 처벌됩니다
이 사건에는 지갑을 꺼내려다 발각되어 미수에 그친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형법」 제342조는 제329조부터 제341조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절도와 특수절도는 모두 미수 단계에서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패했으니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일은 아닙니다. 다만 미수는 「형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사유가 되고, 기수에 이른 건수와 미수에 그친 건수가 함께 기소되면 각 건수의 죄수 관계와 피해 회복 정도가 함께 평가됩니다.
이 판결이 남기는 실무적 시사점
첫째, 절도 사건에서 사람 수는 형량을 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적용 법조를 바꾸는 요소입니다. 피해액이 수십만 원인 사건이라도 2명 이상이 합동한 것으로 인정되면 벌금으로 끝날 여지가 사라집니다.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 실형을 피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둘째, 여러 건이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는 각 건별 사실관계를 나누어 정리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두 피고인의 형이 4개월 차이로 갈렸고, 보도에 따르면 그 차이에 한 피해자와의 합의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피해 회복은 사건 전체를 한 덩어리로 다루기보다 건별로 접근하는 것이 실무에서는 더 유효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형법」 제331조 제2항이 적용되면 법정형의 하한이 1년으로 생기고 벌금형이 사라집니다. 둘째, 합동은 공모와 실행행위의 분담, 그리고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가 모두 인정되어야 성립합니다(대법원 96도313). 셋째, 미수에 그친 부분도 「형법」 제342조에 따라 처벌 대상입니다. 개별 사건은 역할 분담의 내용과 피해 회복 정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절도·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가요? 로엘법무법인 형사 분야 변호사가 적용 법조와 역할 분담의 다툼 지점부터 검토합니다. |
참고자료
· 「형법」 제329조(절도)·제331조(특수절도)·제342조(미수범)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1996. 3. 22. 선고 96도313 판결(특수절도)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사건 사실관계: 2026. 7. 31.자 복수 언론 보도
· 같은 주 발행 칼럼: 스토킹 접근금지, 지금은 누가 신청할 수 있나
| 서현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제주특별자치도청 법무담당관 역임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절도·특수절도의 성립요건과 처벌 구조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에서 다룬 사건은 언론 보도를 근거로 한 것으로 사건번호와 정확한 선고일자, 판결의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개별 범행의 일시·피해액은 보도 간 기재가 일치하지 않아 본문에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미수범의 형 감경 범위와 죄수 관계는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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