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외도 증거, 어디까지 합법인가

COLUMN · 이혼가사

작성 2026. 8. 7. | 로엘법무법인 양기오 변호사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하는 분들이 상담에 오실 때 이미 자료를 들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휴대전화를 열어 찍은 화면, 차에 부착한 위치추적기 기록, 몰래 녹음한 대화 파일입니다. 그런데 그 자료를 확인하기 전에 먼저 말씀드려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자료를 모으는 과정 자체가 별개의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은 외도 증거 수집에서 어떤 방법이 어떤 법률에 걸리는지를 조문 단위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혼 사유가 인정되는 것과 증거 수집이 적법한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Q. 배우자의 외도를 밝히기 위한 것이라면 증거 수집도 정당화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1호는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를 재판상 이혼원인으로 정하고 있으나, 이는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한 규정일 뿐 증거 수집 방법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규정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부정행위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정이 「통신비밀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을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두 문제는 별개로 판단됩니다.

몰래 녹음이 문제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녹음은 내가 그 대화에 참여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금지 대상이 '타인간의 대화'이므로, 내가 대화의 당사자로 참여한 상태에서 그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이 조문이 정한 금지 대상과 구별됩니다.

반대로 배우자와 제3자가 나눈 대화를 녹음기를 두고 녹음하거나 통화를 몰래 청취하는 것은 조문이 정면으로 금지하는 행위입니다. 그 법정형도 가볍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16조 제1항은 제3조를 위반하여 우편물의 검열, 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청취한 자와 그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 선택지가 없고 형의 하한이 1년이라는 점을 상담에서 반드시 설명드리는 부분입니다.

잠금이 풀려 있어도 몰래 보는 것은 침해가 됩니다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이 휴대전화와 메신저 열람입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같은 법 제71조 제1항은 이를 위반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잠금이 걸려 있지 않았고 비밀번호를 풀지도 않았다"는 설명은 이 조문 앞에서 충분한 항변이 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도15226 판결은 제49조의 보호 대상이 실시간으로 처리·전송되는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정보통신체제 내에서 저장·보관 중인 비밀에도 미친다고 보면서, 여기서 '침해'란 부정한 수단으로 타인의 비밀을 취득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그 부정한 수단은 타인의 식별부호를 직접 입력하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는 사람이 이미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사용자 몰래 정보통신망의 장치나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는 취지입니다.

위치추적은 별도의 법률이 금지하고 있습니다

차량이나 소지품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방법은 또 다른 법률의 문제입니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은 누구든지 개인 또는 소유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해당 개인 또는 이동성이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라는 관계가 이 동의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부부 공동명의 차량이라 하더라도 그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의 위치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하는 것은 조문의 금지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수집 방법문제되는 법률판단 기준
타인간 대화 녹음·청취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16조내가 대화 당사자인지 여부
휴대전화·메신저 열람정보통신망법 제49조·제71조정당한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
위치추적 장치 부착위치정보법 제15조본인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대화의 당사자인 통화나 대면 대화의 녹음, 공개된 장소에서 확인되는 사실의 기록, 본인 명의 계좌와 카드의 사용 내역처럼 스스로 정당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자료가 출발점이 됩니다. 여기에 소송이 시작된 뒤에는 법원을 통해 자료 제출을 구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사적으로 뚫는 대신 절차를 통해 요구하는 쪽이 결과적으로 안전하고, 자료의 신뢰도도 높습니다.

필자가 이혼 사건과 형사 사건을 함께 다루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위법하게 수집한 자료를 제출한 뒤 상대방이 곧바로 형사 고소로 대응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이혼 소송에서 부정행위를 다투는 국면과 별개로 형사 사건이 하나 더 생기면, 협상에서의 위치가 오히려 뒤집힙니다. 증거를 모으기 전에 방법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부정행위가 「민법」 제840조 제1호의 이혼원인에 해당한다는 것과 증거 수집이 적법한지는 별개로 판단됩니다. 둘째, 타인간 대화의 녹음·청취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가 금지하고 제16조 제1항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처벌하며, 휴대전화 열람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의 비밀 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도15226). 셋째, 동의 없는 위치정보 수집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이 금지합니다. 개별 사안은 자료의 성격과 접근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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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제16조(벌칙)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비밀 등의 보호)·제71조(벌칙) — 국가법령정보센터
·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위치정보의 수집 등의 금지)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도15226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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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오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익법무관 · 인천지방변호사회 제23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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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외도 증거 수집에 적용되는 법률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1조 제1항 중 제49조 위반에 해당하는 호의 번호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의 벌칙 조항 법정형은 원문 대조가 되지 않아 본문에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위법하게 수집한 자료의 민사소송상 증거능력에 관한 판단은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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