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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치상, 가사 분쟁의 도구로 전락한 유·무형의 폭력과 입증의 함정

이혼 및 재산분할을 둘러싼 가사 분쟁의 이면에는 단순한 성격 차이를 넘어 파탄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유무형의 폭력 행위가 전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과거 가정이 성역으로 취급 받던 시대와 달리, 오늘날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는 즉각적으로 가정을 가정이 아닌 형사 사법의 통제 영역으로 이끈다.

특히 혼인 관계 파탄의 책임과 위자료 액수 산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대방의 폭력 행위를 고소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무상 혹은 대중적으로 상해치상이라는 모호한 명목으로 언급되는 사건들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결국 부부간의 물리적 충돌과 그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사법적으로 어떻게 재단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엄밀한 의미에서 형법상 '상해치상'이라는 죄명은 성립하지 않으며, 고의의 유무와 행위의 형태에 따라 폭행치상, 과실치상, 혹은 상해죄로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폭행의 고의로 신체적 훼손이라는 결과를 낳은 폭행치상과 처음부터 다치게 할 의도로 접근한 상해죄는 엄연히 법정형과 처벌 기조에서 궤를 달리한다. 그러나 가사 분쟁 현장에서는 이 구분이 모호해진 채, 경미한 몸싸움 끝에 발급받은 전치 2주의 진술 위주형 진단서가 거대한 형사적 압박 카드로 돌변하곤 한다.

판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핵심은 병원에서 발급된 상해진단서의 존재 자체만으로 곧바로 형법상 '상해'의 성립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경미한 찰과상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통증은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급조된 증거의 경우, 당시에 구체적으로 발생한 신체적 기능 훼손의 실질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사법부는 이를 엄격하게 배척하는 추세다.

관건은 혼인 생활 중에 발생한 갈등의 맥락을 해체하고 해당 신체적 피해가 일방의 일방적인 가해 행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쌍방의 실랑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수적 결과인지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에 달려 있다. 대법원 사법연감의 이혼 및 형사 가설을 분석해 보더라도, 부부간 폭력 사건은 목격자가 없는 폐쇄적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 진술의 객관성과 사건 직후의 112 신고 내역, 주거지 내부 사진 등 정황 증거를 통해 행위의 고의성을 정밀하게 입증하거나 방어해내야만 한다.

가사 분쟁과 연계된 형사 고소는 형사 처벌의 문제를 넘어 위자료, 양육권, 그리고 재산분할이라는 민사적 이권과 직결된다. 따라서 용어의 혼선에 매몰되지 않고 사건의 법리적 실질이 폭행치상인지, 상해인지, 혹은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방위인지를 선제적으로 규정하여 대응 서면을 구성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는 "수많은 이혼 및 가사 사건을 심리했을 때, 많은 당사자가 이른바 상해치상 성격의 형사 고소를 만능 치트키처럼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았다. 그러나 법관의 시선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소송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제출된 경미한 진단서나 일관되지 않은 진술은 오히려 재판부에 악의적인 소송 전술로 비쳐 역효과를 낳기 십상이다. 감정적인 폭로전을 지양하고 행위의 법리적 성격을 철저히 계량화하라고 조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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